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나약하다는 동생 말에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. 내가 정말 나약할까? 사실 어떤 부분에 나약함이라는 건 섬세함과 예민함으로 연결된다. 양날의 검인셈이다. 나약한 부분을 가지고 있다는 건 그 부분에 대해 섬세하고 예민한 관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다. 반면 흔히들 강하다는 것은 그만큼 무관심하고 신경쓰지 않는 관점을 의미한다. 왜냐하면 신경쓰지 않기 때문에 어떤 자극이 와도 타격을 받지 않기 때문이다. 따라서 그 나약함을 제거하고 둔하게 살고자 노력한다면 강한 사람이 될 수 있다.

섬세하면 고통을 쉽게 느끼니 나이가 들수록 편하고자 덤덤해진다. '예민한'어른은 드물다는 것. 예를 들면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다들 그러려니 한다는 것. 그 예민함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온 어른들을 보면 존경스럽다.(물론 선천적으로 예민한 건 패스...) 오히려 이런 사람이 진정으로 강한 사람이 아닌가 싶다. 타격감을 받아들이면서 자신을 지키기 때문이다.

"어떻게 살고싶은가"에 대한 질문에서 나는 이 중간을 유지하도록 노력해왔다. "타인의 고통에 둔하지 않되, 그 고통에 매몰되지 않기." 중립을 유지하는 건 쉽지 않기 때문에 한 쪽에 치우쳐질 수도 있고 그럴 수록 섬세함쪽으로 넘어가다 예민함을 넘어 나를 파괴시킬 수 있다. 또한 둔한쪽으로 넘어가면 공감능력이 떨어져서 상황을 이해할 수 없게 된다.

이 모든 상황을 겪어 본 경험이 있기에, 그 중립을 항상 유지하고자 한다. 내가 바라는 삶 또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'중용'이다. 너무 적지도 않게 많지도 않게. 용기가 부족하면 비겁하지만 용기가 넘치게 되면 만용이라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주장처럼, 용기를 낼 때와 내지 않을 때를 구분할 줄 알아야 하는 것이다.

예민함과 둔함도 마찬가지다. 비겁과 만용사이의 용기가 있는 것처럼, 예민함과 둔함 사이에 답이 있다. 나약함 속에 강한 사람. 무섭지만 용기를 낼 줄 아는 사람. 진지와 재치 사이에 있는 사람. 적지도 넘치지도 않는 사람. 앞으로도 섬세하면서도 둔한 사이의 사람이 되고 싶다.(갑자기 그 노래 다듀-거품 안넘치게 따라줘 생각난다... "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나 살고 싶어. 거품 적당히 눈 덮인 맥주처럼" 들을 때마다 중용 생각난다는 ㅋㅋㅋ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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